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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고등학교 교과 과정을 개편할 수만 있다면 딱 세가지 과목이 필요할 것 같다.

하나는 마케팅.

둘째는 노동법.

셋째는 세무.

먼저 마케팅.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을 팔아야 한다. 여기에 마케팅 이론은 상당히 유용하다. 둘째 노동법. 대부분의 사람은 노동자로 살아간다. 그러니까 당연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노동 시장에서 퇴출되어도 돈을 계속 벌어야 한다면 자영업자로 살아가야 한다. 노동자로 살아가면 거의 부딪힐 일이 없지만 자영업자가 되면 반드시 한 번은 봐야할 정부 기관이 있다. 바로 세무서다.

세무서는 주기적으로 자영업자에게 신고를 요구한다. 하지만 세금 신고업무는 난생 처음 접하는 것이라 난감하기 짝이 없다. 예를 들어 가장 자주하는 원천징수 이행상황 신고가 있다. 도대체 이 신고의 정체가 뭘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금에 대한 개념을 먼저 잡아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세금은 국가에 내는 것이다. 그런데 세금을 부과할 때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근거없이 돈을 걷을 수는 없다.

원천징수 이행상황 신고는 소득에 관련되어 있다. 원천징수 이행상황 신고는 사업자가 소득자(노동자, 프리랜서, 기타용역)에게 소득을 지급할 때 미리 소득에 해당하는 세금(노동자는 갑근세, 프리랜서는 사업소득세 등)을 뗀 후 지급하고, 그 세금은 매월 10일(혹은 사업자에 따라 6개월에 한 번) 까지 사업자가 신고납부하는 제도다. 그런데 왜 사업자에게 이런 의무를 부과할까? 소득자보고 직접 신고하라고 하면 안 될까?

물론 그렇게 할 수도 있겠겠지만 그 경우 문제점이 있다. 소득자가 신고를 누락할 수도 있고, 세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서 잘못 신고한다면 세금 업무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만약 소득자가 월급 신고를 누락해서 갑근세 10만원을 내지 않았다고 치자. 그것을 바로 잡으려면 일단 급여 계좌를 열어봐야 할 텐데 금융당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갑근세 10만원 누락됐다고 벌금이 30배 나오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5% 가산세 추가에 불과하다. 즉 10만 5천 원의 세금을 걷자고 세무서 직원이 움직인다면 인건비도 안 나온다는 것이다. 1년에 한 번 조사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월급쟁이들 털어봐야 과연 세금을 얼마나 걷을 수 있을까? 소득세 내는 노동자의 비율이 50%정도다. 즉 노동자의 절반은 털어봐야 소득세를 부과하지 못한다는 소리다.

하지만 사업자에게 의무를 부담시키면 세무 당국의 입장에선 편리하다. 바로 소득세가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는 매년 매출에서 비용을 뺀 이익에 대해서 소득세를 납부하게 되는데 원천징수 이행상황 신고 금액은 인건비로 인정된다. 이행상황 신고를 하지 않으면 인건비를 인정받지 못한다. 즉 월급 200만 원으로 직원을 고용했는데 원천징수 이행상황 신고서에서 누락시키면 2400만 원의 이익이 추가되는 것이다. 세율 15% 구간에 걸리면 360만원의 세금을 더 내는 것이다. 즉 신고를 제대로 안하면 사업자가 손해보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자는 자발적으로 원천세 신고를 하고 자진납세할 수 밖에 없다. 만약 이것을 모르는 사업자라면? 그런데 그런 일이 있었다. 사업 경험이 일천했던 초창기 인터넷 쇼핑몰 창업자들이 세금 업무에 미숙해서 장사를 잘해도 곤경에 처한 경우가 많았다. 부가세, 원천세 신고를 모른 채 장사에만 몰두하다가 갑자기 세무서에서 연락이 온다.

“거기 매출이 많은데 왜 신고 안해요? 비용증빙 없으면 매출을 모두 소득으로 잡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의 특성상 신용카드 매출이 많다. 즉 신고를 안해도 세무당국은 매출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부랴부랴 알아보지만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자료가 거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수천만 원씩 세금을 두들겨 맞은 쇼핑몰 창업자들의 회고담을 듣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세금 업무는 어렵기만 하다.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용어와 개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 어려움만 해소한다면 매출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혼자서도 충분히 세금 신고가 가능하다. 필자는 홈택스가 없던 시절에 서면으로 신고를 해봤는데 홈택스가 생긴 후 업무처리가 한결 수월해졌다.

물론 세무사에게 기장을 맡기면 편리하지만 매출이 작을 경우 기장료도 부담이 된다. 사실 빨리 매출 규모를 키워서 세무사에게 기장을 맡기는 것이 사업자에게 좋다. 세무 업무가 중요하긴 하지만 사업에 있어서 부가가치는 떨어지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맡기더라도 세금의 개념은 잡아놓아야 한다. 그래야 곤란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그런데 사장님들이 절세는 굉장히 관심을 보이는데 내야할 세금은 이상하게 무심한 부분이 있다. 4대 보험을 적게 내기 위한 비과세 급여는 알지만 신고납부와 고지납부의 차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세금의 기초 개념을 안 다음 몇가지 용어만 이해한다면 홈택스 신고는 어렵지 않다. 매출이 작고, 특수 업종이 아닌 사업자라면 말이다. 그런 이들이야말로 이 책을 봐야한다. 세금 업무를 하기 위해 꼭 알아야할 것만 담았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세하게 모든 규정을 알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해당하는 규정만 알면 된다. 예를 들어 비과세 급여에는 무수히 많은 항목들이 있지만 많이 쓰이는 것은 식대, 차량유지비, 6세미만 보육수당 정도다. 갑자기 세금 업무를 떠맡은 작은 기업의 경리 담당자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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